(포스팅 2022.10.14)
2005회사에서 LCD 드라이버 담당자로 일했습니다. 신규 LCD를 받아서 driver 셋업을 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업무 중에 가장 번거로운 것이 LCD 휘도 파라미터를 입력하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AMOLED LCD는 각 휘도별로 RGB 소자마다 다른 값을 입력해야 했습니다. 휘도(100여단계) x 명도(100여단계) x RGB소자별(3개) 별로 값을 입력해야 하는 방대한 일입니다.
파라미터 테이블은 양산 전에 몇번 변경되는데, 그때마다 파라미터 테이블을 새로 받아야 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엑셀도 된 파일을 받아서 주르륵 긁어서 코드로 만들면 좋겠습니다만, LCD 담당자는 굳이 그것을 PDF로만 주었습니다. 그리고 휘도측정시에 튀는 값이 발생할때마다,
나는 파라미터를 제대로 전달했는데, 드라이버 담당자가 입력을 잘못했다.
라는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협력사는 휘도값이 튈 때마다 '입력을 잘못한거다'라고 우겼습니다. 드라이버 담당자가 할 수 있는건, 의심가는 값들을 찾아서 "어느 테이블에 어느 값이 이상하니 확인해 주세요"라는 문의를 보내서 답변을 받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PDF파일애 들어있는 텍스트를 모두 추출하여 코드로 변환하는 스크립트를 만들었습니다. PDF파일에서 텍스트만 추출한 뒤, 구분문자의 위치 등을 파악해서 엑셀의 정해진 위치로 복사했습니다. 거기에 앞뒤로 문자열을 추가해서 코드로 만들었습니다. PDF파일과 코드를 일치시켜 오타의 가능성을 없앤 것입니다.
LCD에 휘도가 튀는 이슈는 계속 발생했습니다. 협력업체는 계속
나는 파라미터를 제대로 전달했는데, 드라이버 담당자가 입력을 잘못했다.
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때마다 협력업체에서 파라미터를 잘못 준 부분을 찾아서 답변을 했습니다.
드라이버 담당자의 오류 없이 협력업체에서 준 데이터에서만 오류가 발생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LCD 하나가 처음부터 끝가지 이런 분위기로 진행이 되자,
협력업체는 그 다음 LCD부터, 파라미터를 전달할 때 엑셀 파일로 전달하였습니다. 드르륵 긁어서 코드로 만들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 때 충격을 크게 받았습니다.
엑셀로 달라고 할 땐 안주더니, 원래 할 수 있는 거였어?
직접 따지고 싶었지만, 앞으로 계속 일할 사람이라 아무것도 묻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근데.. 아마도.. 제가 먼저 잘못해서 상대방이 PDF만 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일을 함께할 때는 가능한 우호적으로 지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상대방의 작은 행동 작은 성의가 나의 업무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억울한 일들도 있으시겠지만, 직장인에겐 빠른 퇴근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말 한마디가 천냥빚 을 갚습니다.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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